해외연수기행
서울의대 최유정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및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 (Postdoctoral fellow: Seidman Lab)으로 재직 중인 최유정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2024년 지난 10월부터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연수 중에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Seidman 연구실은 하버드 의과대학과 유전학 분야를 대표하는 기초의학 연구실로, 유전성 심근병증 연구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비후성 심근병증 치료제인 마바캄텐을 개발한 연구실이기도 합니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 순환기내과 전문의인 Christina Seidman 교수와 유전학자인 Jonathan Seidman 교수 부부가 공동 연구책임자로 운영하는 연구실이며 순환기내과/흉부외과/소아심장 등을 전공한 의과학자들과 기초 분야를 전공한 박사후 연구원 등 20여 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 (Human iPSC) 기반 심근세포 모델과 쥐, 돼지 등의 동물 모델을 활용하여 유전성 심근병증 환자들의 유전자 치료 타겟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Single-Nucleus RNA Sequencing기법을 활용하여 심근병증 환자들의 병태생리를 구명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Human cardiac cell atlas를 보고하였습니다. 저 역시나 이곳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하여 단백질 발현을 기반으로 한 유전자 치료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심근세포에 대한 Single-Nucleus RNA Sequencing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기전 임상연구에만 몰두했기에 지금의 모든 과정들이 낯설고 어렵기도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만났던 심근병증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치료제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스턴의 일상을 잠깐 이야기해 드리면, 저는 이곳에서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피클볼 (pickleball)이라는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동네 주민들과 함께 피클볼을 치며 나누는 대화 속에서 누군가는 MIT 교수, 또 다른 누군가는 Boston children's hospital의 소아과 전공의, 혹은 Brenham women’s hospital의 약사인 것을 보면, 새삼 제가 대학과 병원이 많은 보스턴이라는 도시에 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합니다. 긴 겨울이 이어지는 보스턴에서는 추운 날씨 탓에 집과 연구실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지만, 눈 덮인 풍경 속에서 한층 더 빛나는 이 도시의 매력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쌓인 눈을 뚫고 주말에도 연구실에 출근해 세포를 키우는 일상 속에서 마치 대학생이 된 것처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과 설렘을 다시 경험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동료들은 이 시간을 ‘허니문 기간 (honeymoon period)’이라 부르는데, 이러한 설렘이 연수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남은 기간 동안 성실히 배우고 많이 경험하여 더욱더 성장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