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금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42회 국제 심폐이식 학회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virtual로 진행이 되었는데 해외 선생님들을 뵙고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니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코로나로 한국에서 해외여행의 격리가 없어진 직후라 한국에서 참석은 거의 없어 아쉬움이 컸지만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는 것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코로나 항원 검사를 하고 음성임을 확인한 후 뉴욕을 경유해서 보스턴에 도착했습니다. 뉴욕 트렌짓이 코로나 이후 심각해져서 2시간 20분의 트렌짓 타임이었으나, 중간에 직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입니다. 학회 하루 전날 보스턴에 도착하여 내년 프로그램 회장이 되실 펜 스테이트 병원의 Howard Eisen 선생님과 저녁 식사를 하고 학회 준비를 하였습니다. 심부전 대가이신 Dr. Eisen 선생님은 아시아 특히 한국에 매우 호의적이시라 10년 이상 알고 지내면서 지금은 마치 친정아버지 같은 느낌입니다.

금번 ISHLT에서 저는 크게 sunrise session presenter, abstract presenter, session chair와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Asian foundation ambassador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2019년도 초 새롭게 바뀌는 심장 이식 환자의 guideline update의 task force 3의 chair를 맡게 되어, 유럽과 미국의 대가 선생님들과 함께 guideline을 update 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물을 발표하였습니다. 2주마다 conference call을 할 때마다 부족한 영어로 많은 스트레스가 되었고 자료를 찾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으나, 3년이라는 시간에 이제 결과물로 곧 나올 것으로 생각하니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심부전 조기 진단에 대한 초록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금번 학회 초록의 동향은 주로 DCD (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 AI (artificial intelligence), 심장 이식 후 graft failure를 noninvasive 하게 확인하는 donor-derived cell-free DNA에 대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 세 개의 주제로는 뭘 하던 초록이 채택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초록과 plenary session의 발표의 주를 이루었고, 마지막 날 AI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debate로 스페인의 Marta Farrero와 Australia의 Glen Westall의 강의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DCD도 noninvasive cardiac graft rejection monitoring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10년 전, 2013년에 처음 ISHLT에 참석했을 때도 아직 VAD가 우리나라에 보험이 되지 않아서 뭔가 뜬구름을 잡는 기분이었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역시 연구나 새로운 의료의 도입 등은 아직 늦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10년 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외국인들에게는 단지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나 김연아 정도 수준에서 약간 기억하는 정도였으나 이제 한국에서 좋은 논문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도 알고, 외국인 선생님들이 한국의 K-팝을 즐기고 오징어 게임이던, 런닝맨이던 한 번씩 보았다면서 언젠가 한국은 한 번은 들러보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년 ISHLT는 4월 19-22일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립니다. 운이 좋게도 내년 프로그램 커미티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아시아 특히 한국의 선생님들을 프로그램에 연자로 넣어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ISHLT는 연자 추천에 회원 가입 여부가 중요합니다. 말기 심부전, 폐동맥 고혈압, 심장 이식, mechanical circulatory support에 관심이 있으신 선생님들께서는 적극적인 초록 제출과 프로그램 제출 그리고 회원 가입을 통해 2023년에는 많은 분들과 함께 덴버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희망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