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어린이 시절, 누구나처럼 공상과학영화 (로보트태권 브이를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음)를 보고 우주를 동경하였고, 고교시절엔 천문학과에 진학할 생각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의대에 오게 된것은 사명감이 작용한 것은 아니고.. 심장이 좋지 않으셨던 아버님의 강압(?). 내과를 하게 된 것은 상당히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하였고, 심장내과는 본과 1학년때 심근경색증으로 영면하신 아버님 영향이 컸지만, 뭐 어찌어찌하다보니.. 일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끌렸다고나 할까? 인터벤션? 심장내과하면 인터벤션 아닌가?
의사의 길은 “무거운 짐을 지고 평생을 걸어가는 여행자의 삶”이라고나 할까? 무거운 짐이란 항상 새로운 의학지식을 공부하고, 궁금한 것을 직접 연구하는 학문적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고, 여행자처럼 다양한 사람(환자)을 만나면서 증상을 듣고 환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유병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자가 되어주는 것. 거기에는 특효약이란 존해하지 않고, 터벅터벅 눈 앞의 길을 욕심부리지 말고 걸어가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계처럼 막힌 혈관만 뚫는 테크닉만 추구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지금의 질병뿐만 아니라 10년 후까지 무탈하도록 치료의 내용과 방향을 고민하는“Art”를 하는 혈관중재시술 의사, “사람”을 생각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
1) 성실하라, 2)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라, 3) 이 또한 지나가리니..
광주에 근무하던 시절 만났던 환자이다. 45세 남자가 distal thoracic aortic syndrome 이 의심되어 입원하였다. 일상활동은 가능하였지만, 걷거나 뛰면 하지 허혈로 파행이 심하였던 환자이었다. 환자는 십수 년 동안 병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군대도 가서 구보를 하지 못해 구타와 기합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스텐트로 막힌 대동맥을 성공적으로 뚫고 퇴원하였고, 시술을 마치고 ‘옛날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감사의 편지를 전해왔다. 그 환자를 진단한 것은 최신 장비가 아니라, 단지 양측 대퇴동맥 맥박을 만져본 개원 내과의사의 손이었다. 그분을 생각하면, 어떤 최신의 검사 장비보다 의사의 청진과 신체검사가 좋은 진단도구임을 확신하게 된다.
펠로우, 조교수때는 3D (Dramatic, Definitive, Delightful)라는 자부심과 열정으로 힘든지도 모르고 일해왔다 (어느날 새벽에 퇴근하고 가니 집에 아무도 없었다. 알고보니 집 이사하는 날인데, 내가 일하다보니 깜박한 것). 요즘엔 다른 3D (Difficult, Dirty, Dangerous)로 인식이 바뀐 듯. 생명을 다루고, 야간 응급 시술등으로 후배들 지원이 거의 없다. 열정넘치는 후배들의 지원보다 근본적인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도래했다는 생각이다.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관련기관의 실천을 이끌어내야할때이다.
초창기 BMS는 재협착이라는 난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을 도포하는 연구를 하였는데, 당단백 IIb/IIIa 억제제인 Abciximab을 부착한 약물방출스텐트를 정명호 교수님등과 개발하여 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하여 의미있게 재협착을 줄인 연구결과를 2006년도에 JACC에 보고하였다. 또, 박사학위 논문인 Hollmium-166 방사선을 방출하는 풍선도자를 이용하여 돼지 스텐트재협착 모델에서 재협착을 억제한 연구도 기억에 남는다.
이 연구들을 위해 무수한 쥐, 돼지를 잡았고(삼가 명복을,,), 돼지가 수술대에서 날뛰면서 나를 덮쳐서 돼지랑 같이 울기도 하였고, 추위에 떨면서 빵으로 허기를 때우기도 하였고, 혈관에서 스텐트 빼느라 밤을 새고(실험실이 시체해부 실습실 바로 아래에 위치, 후덜덜..), 폭탄주 마시고 술김에 일하기도 하였다. 사진은 2000년?에 돼지실험실에서 심두선 교수, 학생등과 폼잡고 찍은 것..

NECA의 지원으로 심근경색증 환자의 적절한 LDL-C 치료 목표에 대한 연구, 심근경색증 치료 가이드라인 만드는 일을 심근경색연구회와 함께 작업중이다. 심장학회 최초로 의학회 승인을 받는 제대로 된 진료지침이 될 것이다. 개인 관심사로 심장노화 관련 연구, 심혈관질환에서 장내미생물의 역할 규명을 위한 연구 등 별로 인기없는 연구를 하고있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 나도 그 시기를 가늠할 수는 없다. 사진은 2004년도 일본 나고야의대에 줄기세포 공부 하러 갔을 때 보스인 Murohara 교수등과(왼쪽), 심근경색 치료를 위해 한의대와 함께 전침치료 동물실험 모델 개발(오른쪽).


이제 심근경색연구회가 창립된지 10년을 맞았다.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질적인 도약을 할 때이다.
현재 우리 연구회는
모든 회원들과 함께 발전하는 연구회가 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