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ro Botticelli (1445-1510)가 그린 “Portrait of a young man”의 젊은 남자는 빨간 두건형의 모자를 쓰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이고 뭔가 생각에 빠진 듯 한 눈빛이다 [그림1]. 그림 속 인물은 가늘고 긴 손가락 (특히, 엄지 손가락 arachnodactyly, spider finger)에 부자연스럽게 안쪽으로 꺾인 약지와 관절의 변형이 보이는 새끼 손가락은 몸의 바깥쪽을 향해 있다 (joint deformity and ulnar deviation of finger). 보티첼리가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청년의 빈 손을 굳이 가슴 중앙에 살포시 그려 넣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지가 궁금하다! 그의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La nascita di Venere)”에서 비너스도 긴 얼굴에 거의 얼굴 길이만큼 이나 긴 목이 눈에 띈다 [그림2]. 그녀 역시 젊은 남자와 같은 손모양을 하고 있고 긴 목이 꺾인 각도나 꺾이는 모습은 해부학적으로 일반인이 연출하기에는 어려운 자세이다.

그림 속 인물들의 모습은 1896년에 프랑스 한 소아과 의사가 키가 크고 골격이 왜곡된 어린 소녀에서 처음으로 기술하여 알려진 병의 모습과 유사한 면이 상당하다. FBN1 유전자 이상에 의한 fibrillin 형성의 장애에 의한 결체조직병으로 심장학적 관점에서는 승모판막 역류증 및 대동맥 기시부 확장에 따른 2차적인 대동맥판막 역류증이 발생하여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합병증은 상행대동맥의 확장과 박리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