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호전 대한심부전학회 정책이사
심부전이라는 질병은 심장병 중 가장 말기 상태의 질환군으로 그 정의 자체가 중증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증 질환이라 현재 분류되고 있는 심장 혈관병(협심증, 심근경색증)은 심부전의 일부이며, 결국 심부전으로 진행된다. 전세계적으로 심부전은 진단 후 5년 내 40~50% 사망, 반복적인 입원, 삶의 질 악화, 의료비의 상승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도 지난 10년간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약 3.2배 증가, 사망률이 약 2배 증가하여 심장 질환 중 가장 큰 폭의 사망 증가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심부전은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중증 전문진료질병군이 아닌 일반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심부전, 전문진료질병군이 아닌 것이 무슨 문제인가?한국의 환자들은 진단받은 질병군의 중증도에 따라 A군(전문진료질병군;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질병군), B군(일반진료질병군), C군(단순진료질병군;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지양되는 질병군)으로 나뉜다. 현행 의료법에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4년마다 심사되는 상급종합병원 선정에서 A군의 비율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상급 종합 병원에 지정되면 수가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하므로, 종합 병원들이 A군 환자들을 더 많이 보고, 더 잘 진료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심부전이 A군이 아니므로 상대적으로 병원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은 진료군으로 생각될 수 있고, 치료를 하더라도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아 인력 지원 등 진료 환경 측면에서도 소외될 수밖에 없다. 상급종합병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중증질환이지만 전문진료질병군이 아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실이다.
심부전 중증도 등급 상향을 위한, 심부전학회 정책위원회에서 한 일은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아래로는 정책 실무자부터 위로는 정치권 및 국회까지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심부전진단의 중증화는 이루지 못하였다. 정부의 방침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한 지난 2년간이었다. 그러나 심부전 중증도 등급 향상은 심부전 환자를 위해 그리고 심부전 환자 치료에 매진하는 모든 의사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므로,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을 하여 달성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