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노원을지병원 심장내과
모나 리자 (Mona Lisa, La Gioconda, in Musée du Louvre)는 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1503년에 그리기 시작하여 1517년경까지 14년에 걸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을 것으로 추정하는 초상화 (백색 포플러 나무판에 유화, 77x53cm)이다 [그림1, 2].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가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호인 한 상인으로부터 그의 부인 (Lisa del Giocondo 또는 Gherardini)의 초상을 그려달라는 청탁으로 그렸다는 설도 있고 메디치가의 부탁을 받아 그린 피렌체의 한 여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이 그림은 한 여인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 초상화임은 분명하다. 뛰어난 예술가이자 천재 과학자인 레오나르도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살다가 프랑수아 1세의 초청으로 프랑스로 이주할 때도 어렵게 챙겨온 이 그림에는 여러 가지 예술사학적 의미와 신비로운 부분이 있다. 그는 부드러운 선을 구현하기 위해 미세한 점을 찍거나 덧칠하여 경계를 최대한으로 약하게 표현하는 Sfumato기법을 사용하고, 당시에는 드물게 인물화에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소실점과 대기원근법을 적용한 신비로운 공간감을 나타내었다.
이 그림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인물의 ‘눈썹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눈썹이 적은 것이 미의 기준이어서 안 그렸다는 얘기도 있고, 그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워졌다는 이론도 있다. 레오나르도가 그린 다른 그림 속의 인물들은 눈썹이 진하고 두텁진 않더라도 대부분 가늘고 옇게는 그려져 있고, 없는 그림은 없다. 평소 레오나르도는 “눈은 영혼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몸의 창문이다.”라는 말을 한 만큼 그녀의 눈을 잘 그리고 싶어 했을 것이다. 이렇게 눈의 모양을 중요시 여겼던 그의 작품 속에 그녀의 눈썹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쩌면, 완벽을 추구하는 성품의 레오나르도가 이 여인의 초상화에서 눈썹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음미하다가 최선의 선택의 기로에서 나름의 결정장애로 ‘나중에 그려야지… …’ 하면서 미루고 미루다가(procrastination) 결국 그리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예술에서는 미완이 진정한 완성일 수도 있으니’ 이해가 되는 구석도 있다.
조꼰다 부인의 초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레오나르도가 그녀의 눈 주위에 남긴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있다. 그녀의 왼쪽 눈 위쪽 눈꺼풀의 안쪽과 콧잔등 사이 어둡게 음영 처리된 부분에 자세히 보면 밝게 튀어나온 작은 피부잡티?가 보인다 [그림3].

이 그림은 아마도 의뢰인에게 상당한 보수를 받고 그린 초상화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게 이런 류의 그림은 형태가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급적 예쁘게 그려주는 게 인지상정이고, 시쳇말로 있는 ‘뽀샵’ 작업을 해서 불필요해 보이는 부분은 제거해 줬으면 하는데 이 잡티?를 그려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의 의뢰자가 봤을 땐 약간 서운해했을 수도 있을 법하다. 예술가이자 의학자로 생전 260여 장의 해부도감을 남길 정도로 의학에 진심이었던 레오나르도는 그녀의 얼굴을 1:1.618의 황금비율로 그려 안정감과 균형감을 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쯤 되면 그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녀의 모습에 뭔가 애매하지만 표현해줘야 할 중요한 의학적 단서를 의도적으로 남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조선시대는 인물화의 시대라 할 만큼 우리나라에도 사실적 인물화가 많이 전해온다. 숙종실록에 ‘… 초상화를 그릴 때는 터럭 하나라도 닮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인물의 구석구석을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그 사람의 성정(性情)까지 담아낸다는 일호불사’(一毫不似)의 화풍을 의미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저한 사실성에 입각한 섬세한 예술가의 표현 덕분에 우리는 전해 오는 초상화를 통해 역사적 인물의 인품이나 건강상태까지 추정해 볼 수 있게 된다.
조꼰다 부인의 초상화에 레오나르도가 남겨 놓은 잡티인 “눈꺼풀 주위에 황색의 융기된 작은 덩이 (well-circumscribed flat or slightly elevated yellowish growth near inner canthus of the eyelid)”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 덩이는 안과 및 피부과학적으로 Xanthelasma palpebrarum (안검황색판종, 또는 xanthoma, xanthomatosis 황색종(증))에 가까워 보인다. 이는 병리적으로는 주로 상안검에 콜레스테롤이 침착 되어 나타나는 황색의 부드러운 papule or plaque로 볼 수 있다. 이러한 xanthomatosis는 신체부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팔꿈치나 발꿈치, 또는 손등의 관절부에서 tendon xanthoma(힘줄황색종)으로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는 위벽에서 관찰되는 보고도 있다. 피부과나 안과, 정형외과적으로는 무증상으로 관심이 좀 낮으나 내과적으로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 가족성고콜레스테롤), diabetes, thyroid dysfunction에 동반되는 의학적 이상 징후에 해당이 될 수 있다. FH는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없이 조기에 동맥경화성심혈관병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s, ASCVD)이 발병하는 대표적인 유전질환의 하나로 ‘의심’하지 않으면 진단이 어려운 병이다. 이상지질형증과 동맥경화를 거쳐 발생한 심근경색증 같은 ASCVD는 심혈관계 연속체 (cardiovascular continuum)의 후반부에 심부전으로 연결되는 주요 선행질환들로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억제로 예방이 중요하다.
힘줄황색종은 FH의 주 진단기준 [표 1]에서 유일하게 신체검사로 판정이 가능한 강력한 진단기준의 하나이다. 비록 xanthelasma 자체는 힘줄황색종보다는 진단에 특이도가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corneal arcus (각막환)과 함께 일상 진료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젊은’ 내담자의 외모로부터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스크리닝이 쉽지 않은 FH진단의 실마리가 되므로 젊은 FH환자의 ASCVD의 발병과 장기적으로는 심부전을 예방할 수 있는 임상적 의미가 있다.

그림 속의 조꼰다 부인은 약 30대 전후반의 비교적 젊은 여성으로 그녀의 일생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그의 남편의 부와 명성에 걸맞는 충분한 장수를 누리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록, 그녀의 수명과 정확한 사인은 후대에 알려진 것은 없지만 그녀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녀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최후를 맞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Mona Lisa와 Leonardo da Vinci의 이야기와 역사는 대부분 드물게 전해오는 사료의 추정에 이루어지므로 역사적 실체적
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고 작가의 허구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