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주연세의대
안녕하세요. 저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찬주입니다. 올해 미국 애틀란타의 조지아 월드 콩그레스 센터에서 개최된 ACC 2024에 참석하였고 많은 심부전학회 선생님들께 학회 참관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공유드리고자 참관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미국 애틀란타는 저에게는 1996년에 하계 올림픽이 열렸던 곳이라는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곳이라 그런지 뜨거운 여름의 도시라는 생각이 드는 곳인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덥지 않고 우리나라와 날씨가 비슷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행히 인천과 애틀란타는 직항편이 운항하고 있어서 조금 편하게 갈 수 있는 학회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비행 시간이 13시간이나 되고 저를 맞이해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란타 국제공항은 엄청나게 거대해서 착륙해서 입국 심사하러 걸어가는 데만 20분은 걸렸던 것 같아서 다시 한번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놀람과 부러움을 가지고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학회가 개최된 조지아 월드 콩그레스 센터는 다운타운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학회가 주말에 시작해서 다운타운에서 학회장까지 걸어서 가보았는데, 도시 공동화 현상 때문인지 도시에 사람이 거의 없고 호텔 주변에는 노숙자들이 많이 있어서 다소 신변의 위협을 느끼긴 했지만 막상 그들은 저에게 별로 신경은 쓰지 않는 눈치이긴 했습니다. 요즘 일련의 사태 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중에, 애틀란타 다운타운은 “한국처럼 안전한 나라도 드물구나”라는 모종의 애국심이 약간 피어나게 해주는 곳이긴 했습니다.
학회장은 매우 넓었고 major 학회답게 많은 세션들이 다양한 내용들을 아우르고 있었습니다. 수년 전에는 ACC가 훨씬 크고 화려했다고 하는데 믿어지지 않을 규모였을 것 같습니다. Exhibition hall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제약사들과 기기 회사들이 들어와 있었고 심부전 관련 약제들의 많은 홍보들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심부전 관련 임상연구들이 주요 학회의 메인 토픽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현재 심장 분야에서 심부전이 가장 뜨거운 주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번에도 역시 학회장 안팎에서 심부전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Late breaking clinical trial 세션에서 심부전 관련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STEP-HFpEF DM 연구로, 작년 ESC에서 발표되었던 비만을 동반한 HFpEF 환자에서 semaglutide의 효과를 확인했던 STEP-HFpEF와 마찬가지로 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관련 HFpEF 환자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Semaglutie의 체중 감량 효과는 STEP-HFpEF 연구보다 낮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부전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켰습니다. 그리고 심근경색 후 심부전 고위험군에서 empagliflozin의 효능을 본 EMPACT-MI 연구도 큰 관심을 끌었었습니다. 비록 일차종말점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empagliflozin은 심근 경색 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고 기존의 SGLT2i 연구들과 일관된 효능을 입증했다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3일간의 짧은 학회 기간이었지만, 전 세계 심장 관련 연구자들의 열정과 학문의 발전을 실감하고 목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 대한 세션이 매우 많이 있었고 심부전 분야에서도 디지털 헬스와 인공지능 연구의 현재 발전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이 저의 좁은 식견을 넓혀 주었음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상 참관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